제 목 : [미국] 파이어스톤 리콜 커지는 파문
일 자 : 2000년 09월
자료원 : 한국일보
제공처 : 한국일보사
650만개의 타이어를 리콜중인 미국의 브리지스톤/파이어스톤사가 이미 수년
전부터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타이어 불량을 발견하고도 무시했던 것으로
드러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.
AP통신은 6일 브리지스톤/파이어스톤사가 이미 1997~1999년에 타이어 안전문제와
관련해 자료를 수집해 놓은 사실을 알려주는 이 회사 내부문건을 입수, 보도했다.
‘기밀’로 분류된 이 문건에 따르면 타이어 접지부분(트레드)이 벗겨지는 결함이
발견된 타이어는 대부분 일리노이주 데카투어 공장에서 생산된 것이며, 현재 리콜
되는 타이어의 3분의 1은 모델명 P235/75R15이다.
브리지스톤/파이어스톤사와 불량 타이어 대부분을 장착한 포드사는 지난달 리콜을
실시하기 직전까지 타이어 불량에 대한 통계자료가 없었다고 주장해왔다.
타이어 불량 은폐 문제는 이날 열린 미 의회 청문회에서도 초점으로 떠올랐다.
하원 청문회를 주재한 빌 타우진 의원(공화)은 “타이어 불량에 관한 통계자료
작성시점은 1992년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도 있다”고 말했다.
또 사우디에 수출된 포드 익스플로러의 타이어에서도 결함이 나타났으나 브리지
스톤/파이어스톤사가 미 교통부에 알려질 것을 우려, 즉각 리콜에 나서지 않았다는
지난해 3월 작성된 포드사의 내부문건이 미 의회조사팀에 의해 공개됐다.
오노 마사토시 브리지스톤/파이어스톤 일본 본사 회장은 이날 청문회에 출석,
서툰 영어로 “미국인, 특히 사고로 사랑하는 이를 잃은 유가족들에게 죄송하다”
며 공식사과했다.
오노 회장은 독립적인 외부인사로 하여금 파열 원인을 규명하도록 하겠다고
밝혔다.
한편 사고원인을 둘러싸고 포드와 브리지스톤/파이어스톤의 떠넘기가 계속되고
있다. 포드측은 “1995~1997년 익스플로러에 굿이어 타이어를 장착했을 때는
아무 문제가 없었다”면서 “타이어가 문제지, 익스플로러에는 문제가 없다”고
주장하고 있다.
브리지스톤/파이어스톤 측은 “포드가 운전자에게 추천한 타이어 공기압이 적정치
다 낮게 책정돼 있는 등 타이어회사가 책임질 수 없는 요인들이 사고의 원인이
됐다”고 반박하고 있다.
고속도로교통안전청(NHTSA) 관계자는 “많은 사고가 타이어의 결함에다 일반
차량보다 높은 무게 중심 등 스포츠레저용 차량의 특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
일어난 것 같다”고 말했다.
녹색당 대선후보인 소비자운동가 랠프 네이더는 이날 “두 회사가 전형적인
수법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”면서 양사 간부들을 형사처벌해야 한다고 촉구
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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